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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케이크 촛불을 바라보며    
글쓴이 : 김은비    26-03-19 13:35    조회 : 83

12월의 케이크 촛불을 바라보며

 

김은비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은비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올해 125일에도 어김없이 가족들의 생일 축하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그뿐만 아니라, 평소에 서로 각자의 삶을 사느라 바쁜 주변 친구들의 생일 축하 선물 메시지에 카톡은 그날따라 더 바쁘다.

12월에는 케이크를 두 번 먹는다. 한 번은 생일 때 먹고, 또 한 번은 크리스마스 때 파티 겸 해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다. 원래도 나는 케이크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부모님은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작은 케이크 하나에 4만 원이나 하는 비싼 가격이니만큼 돈 아꼈다가 연말에 생일과 크리스마스 때 축하하는 기분으로 연달아 케이크를 먹는다. 언제나 그렇듯, 연말은 그해에 별로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연말은 기분이 늘 달곰씁쓸하다.

 

연말이니만큼, 그간 살아온 인생의 과정을 되돌아본다.

돌이켜보면,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조리 있거나 재치스럽게 잘해 본 적이 없다.

9살 때 복지관에서 전래 구연동화 인형극으로 대상을 탔을 정도로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지만 중학교 때 심한 학교폭력을 당한 뒤로 성격은 자연스럽게 남을 눈치 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바뀐 성격은 그 이후의 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래 친구들 무리와는 당연히 섞여서 못 놀았고, 대학교 면접이나 공무원 면접 때도 미흡을 받고 최종 탈락을 하는 일이 허다했다.

힘든 수험생활을 거치고 필기시험을 통과하기만 하면 웬만하면 보통을 준다는 9급 공무원 면접에서 매번 미흡을 받으니 나 자신이 생각해도 참 희한한 일이었다.

가족들은 이런 상황에 늘 이렇게 말하곤 한다.

너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그래. 앞으로 책 좀 많이 읽어~”

가족들 말처럼, 어려서는 책을 많이 안 읽긴 했다. 그래서인지 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도 말을 조리 있게 잘 못 하고 두서없이 할 때가 많아 상대방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 일이 자주 있었다. TV를 볼 때도 아주 어린 친구들도 평소에 면접 스피치 학원에 다니나 싶을 만큼 방송 인터뷰를 유창하게 잘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진 요즘. 나도 좀 더 말을 잘하고 싶어 면접 책과 스피치 기술 책을 사서 공부도 해 보았지만 늘 헛된 일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려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아주 많이 들어봤다. 그리고 책을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게 된 지금, 남들 앞에서 굳이 말을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다소 오만할 수도 있지만 말을 잘하는 기술로 마음을 채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랑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는 걸 가슴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해 2025년도 벌써 거의 다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한 해가 지나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랑을 마음에 안고서 12월의 케이크 촛불을 바라본다.

또 올해가 지나가고

내년 12월에도 다시 내 앞에 떠오를 케이크 촛불에 이런 따뜻한 마음이 계속 비추어지길 바라며 나의 속마음과 함께 올해 202512월 케이크 촛불이 꺼진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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