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큼 달콤하고 행복을 주는 '초코'. 딸이 유학 공부를 할 때 동고동락한 초코는 지금 나이가 10살 된 '포메라이언 개'이다. 딸한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딸한데는 보물1호이며 가족보다 더 아끼는 1순위 이다.
딸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남편은 알레르기 비염이 무척 심했다. 그래서 남편의 반대 때문에 아파트에서 같이 살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더더구나 포메라이언은 털이 많이 빠지는 편이라 한다. 그렇지만 남에게 주어서 주인이 바뀌면 너무나 힘 들어 할 초코를 생각하니 안스러웠다. 또 딸은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속이 편치 않았다.
딸은 아빠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아빠에게 자기 주장을 강하게 했다. 사람은 말로 감정 표현을 하지만 초코는 그러지 못하니 자기가 그간 1순위로 챙겼단다. 그래서 초코한데는 자기가 엄마나 마찬가지란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살아 있는 생명과 일단 인연을 맺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하며 아무리 키울 환경이 안 되더라고 남에게 주면 안 된다고 했다.. 딸이 아빠 없이 못 살듯이 초코 없으면 살 수가 없고 삶의 의미가 없다며 사정을 했다.
아빠에게 매달리는 딸을 보니 내 마음도 아렸다. 그래서 남편에게 내가 더 열심히 목욕 시키고 청소하고 더 신경 쓰겠다며 남편을 설득했다. 두 아들도 힘들다고 키우던 강아지를 남에게 주면 안 된다면서, 식구들 모두 나서서 초코를 받아들이자며 거들었다.
다행히도 우리 집에 처음 오자마자 초코는 낮도 안 가리고 재롱을 떨며 쓰다듬어 달라고 남편 옆에서 잠이 들곤 했다. 남편은 가족들의 설득에 넘어가기도 했지만, 사실은 초코의 재롱에 넘어갔는지도 모른다. 마침내 초코도 마 한 식구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 자신이었다. 평생 다른 겁은 없는데 동물에 대한 겁이 많다. 그래서 음식을 만들 때도 살아 있는 생선은 물론 죽은 생선조차도 잘 만지지 못한다. 동네 강아지 머리 조차 제대로 쓰다듬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초코를 내가 잘 건사하겠다고 적극 나섰으니 남편한데 도움 요청도 못하게 생겼다. 초코에 관해선 전부 내가 할 일들뿐이었다.
어린아이를 키운다 생각하고 머리도 쓰다듬고, 발도 쓰다듬으며부터 하나 하나 적응해 가며 밥을 주니 초코는 좋다고 나를 따라 다녔다. 내 속도 모르는 초코였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고 힘들었지만 어린애 키운다는 마음으로 생활 한지가 벌써 7년째이다.
초코는 어릴 때부터 다른 개를 보면 되려 멀리했다. 자기가 사람인 줄 알고 주인하고 아는 사람에겐 짖지도 않고 쓰다듬어 달라고 옆에 가서 귀엽게 재롱을 떨었다. 어릴 때는 작아서 귀엽겠지 했는데, 차츰 나이가 들어 장년이 되어 갈수록 기품이 더해졌다. 초코와 집 밖을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마다 잘 생겼다고 하면서 쓰다듬으며 예뻐했다. 그래서 더욱 초코는 자기가 사람인 줄 안다.
그런데 초코도 나이가 들었는 지 10 살 되는 올해엔 많이 아팠다. 사람 나이론 70 살이 되었으니 그럴 만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아프지 않았기에 충격이었다. 감기가 심해 폐렴 초기가 되어동물 병원에 며칠 입원을 해야 했다.
초코가 집을 떠나 병원에 가 있으니 식구들 모두 걱정을 했다. 다행히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퇴원 후 아침저녁으로 약을 먹이며, 딸이 호흡기 치료를 시키러 병원에 규칙적으로 데리고 다니니 차츰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 건강이 좋아지면서 내가 2~3일에 한 번씩 산책을 시키니 지금은 벤치에 오르내리며 가슴과 목소리가 정상이 되었다. 강아지는 보험이 안 되어 병원비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딸이 초코 실비보험을 넣어 두어 다행이었다.
며칠 전 외삼촌이 편찮다는 소식에 병원에 갔다 왔다. 85 세인데다 당뇨가 심해 다리가 아파 걷지도 못하고 당뇨때문에 한 쪽 눈까지 잘 안 보여 못 움직이니 숨도 쉬기 어렵고 말을 잘 못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척 아팠다. 풍채가 좋고 건강한 분도 당뇨에 걸리니 한 순간에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보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다. '돈도 필요없고 건강이 최고'라며 건강 잘 지키라는 말씀만 하셨다.
요즘 '100세 시대'라 해서 웬만하면 모두들 100살 가까이는 살 거라고 걸 당연시 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편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은 필수이고 웰빙음식등을 잘 챙겨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뇌 건강에는 독서와 글쓰기가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활성화 시켜 치매 예방에 특히 좋다고 한다. 그럼 나는 글쓰기를 하고 있으니 초코는 어떻게 하지? 이제 치료가 끝났으니 책을 읽으라고 할까? 자기가 사람인 줄 아니까 글쓰기도 시켜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