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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곳의 생활....1    
글쓴이 : 이창원    14-01-14 13:22    조회 : 7,492
 작년 말 정년 퇴직 후 재취업으로 이 곳에 내려와 생활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새로운 곳, 새 직장, 새 사람들에게 적응하느라  다른데 눈 돌릴 여유가 없었다. 새 직장은 다행히 퇴직 전 하던 일의 연속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새로운 곳의 홀아비 삶은 적응하기가 쉽지않다.
 
 공기 좋고 조용해서 글쓰기 참 좋겠다는 생각만으로 전원 아파트에 전세를 구했는데 빈집에 돌아오면 저녁밥 지을 걱정보다는 사람 그립기가 그지없다. 누군가 다정한 사람이 따뜻한 저녁밥 지어놓고 나 돌아오기를 기다려 주는 모습 꿈꿔보지만 텅 빈 방에서 혼자 바깥을 내다보며 하릴없이 허공에 담배 연기만 뿜어 댈 뿐이다
 
 사방이 그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할 뿐만 아니라, 아무한테도 말 한마디 붙일 때가 없으니 그저 밥 먹고 전화기만 만지작거리다 일찍 잠드는 수 밖에 없다. 그것뿐이랴, 휴대폰 통화도 말소리가 자주 끊어지고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사람 말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기로 DMB를 켜도 난시청 지역이라 곧잘 끊어지기 일쑤다
 
  하다못해 저녁 식사 후 운동이나 하러 나갈까 했으나 아파트 단지가 원시림 같은 숲 속에 있어 조금만 나가도 깜깜하고 무서워 엄두를 못 낸다. 드문드문 가로등이 있으나 인적이 끊긴 숲 속 길은 곧 사나운 짐승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아  마음을 더욱 움츠려들게 한다. 
 
 큰길에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길은 도로 폭이 좁아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약간 넓은 공터까지 후진해 비켜 주든지 공터에서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하는 곳이다.
 
 여름날 한낮에도 근처를 둘러보면 사방이 숲 속이고 적막만 흐른다. 현관문 앞에서 보면 여름 밭에는 고추랑 깻잎, 옥수수 등이 자라고 있고 그 너머 울창한 숲만 있다.
뒤편 난간을 열고 보면 콩이랑 땅콩, 고구마, 약간의 채소류, 그리고 멀리 넓은 들판과 강줄기만 보일 뿐이다.
 
 여름날 창문 밑에서 짝짓기하는 맹꽁이 울음소리에 잠을 못 잘 지경이고 좀 떨어진 곳에 과수원이 있는지 새 쫓는 공갈 총포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또  산 너머 어디에선가 풍겨오는 은은한 쇠똥 냄새가 코를 간질거리니 그야말로 시골 냄새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맺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 조금 익숙해졌다 싶어 새벽 운동을 나갔었는데 그야말로 도시에서는 못 보는 완전한 시골풍경이 펼쳐져 있다. 아파트 바로 옆으로 감히 밀림이라 불려도 좋을 울창한 숲이 시작되고 폭 3미터가 못되는 울퉁불퉁 페어진 시멘트 길을 따라 산속으로 올라가니 여기저기 괜찮다 싶은 곳은 곳곳에 전원주택이 지어져 있으며, 반대편으로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오늘은 방향을 산 쪽으로 잡아 천천히 잘 지어져 있는 전원주택들을 구경했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업힐 연습은 잘될법하다. 집집마다 곱게 깎은 잔디밭과 잘 가꾼 아름다운 나무들, 장식용 돌과 각종 화초, 그리고 그 중엔 조그만 연못이 있는 집도 보였다
 
 푸른 잔디가 넓게 심어져 있는 주택의 마당 한 귀퉁이에 작고 예쁜 개집이 있다.
목줄이 매어져 있던 무섭게 생긴 커다란 개가 조용히 지나가는 나를 보더니 갑자기 담장 위로 뛰어 올라 컹컹 짖어대는 바람에 깜짝 놀랐고 다른 집의 비슷한 개만 봐도 순간 간이 콩알만 해 진다
 
 일단 목줄이 매여져 있으니 안심이긴 했지만 개도 사람을 자주 못 보니 반가워 짖는지도 모를 일이라며 애써 쓴웃음과 함께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돌아오는 길에 숲 속에서 맨손체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사람이 나타났다. 깜짝 놀라 경계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엉겁결에 나도 얼른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하고 나서도 영 개운치가 않다. 다시 보니 다행히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영감님이라 안도의 숨을 내쉬긴 했지만 사람 만나는 것이 이리도 무서울 줄이야. 나도 새가슴이 다 되었나 보다.
 
 호기심에 여기저기 구경하며 다녔더니 그만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물어보지도 못하고, 아니 오히려 사람을 만나면 순간 겁이 나는 곳이니 만나도 물어보지 못했을 테지만 혼자 이리저리 헤매다가 아까 지나왔던 길을 발견하고 되짚어 겨우 돌아왔다.
 
 바보 같은 내 모습에 혼자 피식 웃으며 내일은 길 찾기 쉬운 곳으로 가 보리라 다짐을 한다. 반대편으로 가면 넓은 들판으로 이어지는 길이니까.

임정화   14-01-15 11:06
    
안녕하세요, 이창원 선생님.
낯선 곳에서 혼자 적응하시느라 사람이 마냥 그립다가도, 인적 드문 곳인 줄 알고 있다가 막상 사람을 만나면 또 무서운 그 심리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자주 듣던 소리가, 귀신이나 짐승이 아니라 사실 사람이 무섭다 했는데 그런 느낌을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파트도 있고 전원주택도 주변에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외지고 무서운 거지요?
정보가 거의 없이 선생님이 보신 풍경이나 거기서 받은 느낌들이 꽤 많은 분량으로 서술돼서, 다 읽은 뒤에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데요. 시골생활이라면 그렇게 고립무원은 아닐 테고 기존의 사회에 끼어들기만 하면 될 터인데 그곳은 어째서 무섭기까지 한 것인지 알려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직 수정작이 한 편도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퇴고를 마친 작품이 있으시면 함께 올려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이창원   14-01-15 15:24
    
음....설명이 부족햇나 봅니다. -_-
문경자   14-01-15 23:10
    
글이 너무 길고 얼마나 위험한 곳에서 혼자 사시는지 독자도
이해가 어렵습니다.
원래 겁이 많으신 분인지 아니면 그냥 사람이 무서운지
혼자 살고 계시니 무서움이 더 많은지 잘 정리 하여 다시 한번 올려주세요.
     
이창원   14-02-02 02:27
    
ㅠㅠ
다시 수정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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