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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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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 감사절에    
글쓴이 : 김사빈    12-11-26 13:33    조회 : 5,030
혼자 있지 말고 오라며 비행기 표를 딸이 보내 주어, 휴스 톤에 왔다. 예년 같으면 추수 감사절이라고 교회 가져갈 터키를 남편이 밤새도록 굽고, 아침에는 터키가 노릇하게 구어 가지런히 접시에 쓸어져 있고. 하와이에 딸한테 언제 올것인가 하고 전화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추수감사절 주일에는 교회에 터키를 구어 가지고 가는 것이 오랜 관습이고 우리 집 순서이다. 아마도 85년부터 해오는 행사 일 것 같다. 터키 굽는 일을 남들은 내가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남편이 지금까지 구워 왔다. 터키 굽는 일에 얼마나 정성들이는지, 터키는 밤 열시쯤 오분에 넣는다. 그리고 새벽 2시쯤 일어나서 버터를 바르고 다시 굽는다, 대개 여섯시간을 굽기에 새벽 기도 갈시간에 일어 나면 시간이 된다.
나는 그가 터키를 굽는다고 밤중에 일어나고 눕는일은 모른척 하고 잔다, 터키 속에 넣는 고미를 마른 빵에 양념을 해서 넣는 것까지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나중에 그레비를 만드는 일만 아침에 일어 나 하면 된다. 이런 과정을 몇 십 년 해왔기에 해마다 터키 굽는 일을 너무나 기쁘게 하는 남편을 보면서 내 지론은 저렇게 행복해 하는데 행복을 빼앗으면 안 되지, 하면서 정작 한번도 터키굽느라고 힘들지요. 고마워요, 수고 했어요 , 해보지 못하였다. 후회가 된다,돈드는 일도 아닌데, 말하는 것에 인색하였는지 후회가 된다.
남편은 터키를 구어서 맛 좀 보아, 간이 맞는지 하며, 먹으라고 권하면 마지못하여 먹어 주는 내가 아니던가. 그런 추수감사절을 휴스 톤에 와서  낫선 사람들과 보내려고 하니 눈물이 난다, 남편이 하늘 나라에 가지 안했다면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 그가 없는 자리가 정말 너무 크다.
  인도 사람과 결혼한 큰 딸은 식구들은 내 딸만 빼놓고 검다. 고모가 온다고 부산하게 음식을 장만 한다고 하더니 아침에 고모네 다섯 식구가 들어 닥쳤다., 딸하고 나만 이방인이다. 그들은 다 검고, 눈이 크고 동글 동글한 얼굴들이다.
딸아이는 저들 속에 익숙하지만 나만 이방인이라서, 곁다리 같으며, 왜 내가 여기에 와 있는가, 자꾸 내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어디를 갈 것인가. 작은 딸은 필립핀 사람이라 그 집도 검은 과에 속하지면 인도 사람보다 덜 검다. 작은 딸네 집에서도 그 집 식구들이 몰려 올것이고, 아니면 우루루 몰려 갈 것인데, 어미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같이가자고 할텐데 안가면 옹졸하다고 할 것 같고, 그렁 저렁 마음이 아프다. 이런 걸 예상 못햇는가 자문 한다.
언젠가 혼자되면 그런 거지, 천년 만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니 물어 온다. 그런 것 아니지만, 내게는 그런 일이 닥치지 않을 것이고, 저 앞집 일 이거나, 나중에 하는 막연한 생각을가지고 있었다, 정말 갑자기 일 나가신 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황당하고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집안이 떠들썩하다, 인도 사람들도  한국 사람같이 목소리가 크다, 아이 어른 떠드는 소리에 사람 사는 것같지만 풍요 속에 빈곤이라고, 아침을 열한시에 인도 음식을 먹었다. 터키는 사십 불이나 주고 사 온 것이 시커먼 터키다, 터키는 노릇노릇 한 것만 상상하다고 까만 터키를 보니, 왜 터키가 까맛케 탔니, 하였더니 스모그 터키야 한다, 스모그 터키에다 이름도 모르는 음식, 밥이라고 했는데 술밥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할 수 없이 물에 말아서 먹고 나니, 하늘 나라 간 남편이 원망 스럽다. 좀더 살아 주지, 인사도 없이 가, 푸념을 하며 살며시 집을 빠져 나왔다.
딸네 집 뒤뜰 앞에 큰 연못이 있어 걷기에 좋아 보인다. 떠드는 소리가 밖에 까지 들린다, 남편이 가던 날도 집에 쉬고 일가지 말지, 하며 이제는 나이도 있으니 절대로 일을 하지 마시고, 밑에 사람들 시켜요 했다, 그랬는데 왜 혼자서 일을 해서 심장마비로 가는가 말이다, 원망 스럽다, 이렁 저렁 생각하니, 이럴줄 알았으면 그가 매일 사랑해요 할적에 나도 사랑해요 할 것을 , 더 받을어 줄 것을 , 자꾸 눈물방울이 발밑으로 떨어진다 , 왜 이러지 안 운다고 했는데 하고, 방뚝 잔디 위에 도토리나무에 도토리가 많이 달렸다. 그걸 따기도 하고 , 호수 위로 오리 떼들이 물 위로 날이 선 빛살을 가르는  것을 보며, 백로가 외로히 서있는 것을 보았다.
  백로는 혼자지 짝이 있는 것을 안 보았다, 걷다 보니, 검은 구름이 몰려 오더니, 우루루 꽝 꽝 하더니, 비가 쏟아진다. , 아직도 집을 가려면 10분은 걸어야 하는데 비 좀 맞으면 어때, 죽은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자위를 해도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시야를 가린다, 안되겠다 싶어 뛰기 시작을 하였다. 비가 속 옷까지 적시고, 신발에 물이 한가득이다, 번갯불은 번쩍거리고 , 집에 오니 온몸이 젖어 생쥐 같을 것 같아 , 뒤 문으로 들어가니 , 딸의 시누이가 호들갑을 떨며 놀란 표정으로 말을 못한다, 사위는 날 보더니 집사람이 찾으러 나갔는데요, 한다, 얼마나 미안한지, 괜히 늙은이가 주책을 부렸구나 싶다, 그리움도 사치구나 싶다 , 조금 있으니 딸이 비를 혼박 맞고 들어 와서, 어미를 보더니, 간다고 하고 나기지 엄마는,  원망스러워 한다, 그래 그것도 사치지 궁상이구나 싶어진다 , 이것이 혼자된 사람의 설음이구나 싶었다. 이런 모습 다시는 안보인다 하고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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