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모든 문학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양혜정 수필가는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고,
걷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한다.
마침내는 그러한 것 모두 글쓰기로 이어진다.
산에 오를 때 이야기가 탄생하고, 도시를 걸을 때 이야기를 거두고,
여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쌓는다.
- 박상률(작가)의 작품해설 중에서 -
작가의 말
제가 글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참 권태로웠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호기심 많고 생각도 많은 제가, 성격은 악착같지 않다 보니 돈 버는 재주는 없고 그렇다고 음주 가무를 즐기는 것도 아닙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여럿이 어울리는 일이 있어도 빨리 끝내고 집에 와서 자발적 고독을 즐깁니다.
가끔은 여행 유튜브에서 눈여겨보았던 가르마 같은 초록의 산길을 친구와 찾아갑니다. 산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뭉게구름 흘러가는 하늘과 만나면 그 기쁨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그 소중하고 고요한 시간이 좋아 산을 자주 찾습니다. 그리고 가끔 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마치 훨훨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가 된 것처럼 청명한 하늘 아래를 달립니다.
어렸을 때는 읽을거리가 없었습니다. 간호사를 하던 고모가 사 주셨던 책 ‘소년중앙’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습니다. 만화책도 무척 좋아해서 ‘엄희자’ 작가의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제 기억 속에서 ‘엄희자’라는 이름은 어느 순간 잊어버렸는데 60대가 되고 나서 어느 날 문득 검색해 보니 그분이 한국 순정만화의 지평을 열었다가 1983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 그분의 만화를 보기 위해 용돈이 생기면 이웃 동네 만화방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저의 꿈은 커서 결혼하면 ‘만화방 주인이 되는 것’이었습니
다. 그런 소박했던 꿈이 막상 성인이 되고 갖은 문물을 대하다 보니 만화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 어린 시절은 만화책과 학교에 있는 사과 궤짝만 한 학급 문고와 집에 있던 삼촌 고모들이 읽던 책을 닥치는 대로 섭렵했습니다. 그때 읽은 책 중에서 ‘나무들 비탈에 서다’와 ‘상록수’가 생각납니다.
물질이 만능이 되는 세상에서 돈벌이하러 나서지 않는 철없는 저와 만나 결혼 40주년을 맞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늘 뜬구름 잡듯이 사는 제가, 그리고 기계치인 제가, 살림하다 보면 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 집 남자들을 부르면 바로 달려와서 도와주었던 남편과 두 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온종일 직장에서 시달리고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을 텐데 무거운 몸 일으켜 도와주는 귀한 마음 정말 고맙습니다.
책을 출판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이제야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어릴 때 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에게, 글 쓰는 재능까지 물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만약, 글을 쓰지 않았으면 감성의 진폭이 남달랐던 제가 이 풍진風塵세상을 어떻게 살아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립니다.해박한 지식의 보고이신 박상률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
다. 멀리, 넓게 보시면서 섬세한 감성으로 세상을 보듬고 계시니 든든합니다. 그리고 함께 글공부하는 도반들도 고맙습니다. 문우들과의 우정도 각별해서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고 자극이 됩니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이 길을 함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차
004 | 책을 내면서
제1부 꿈속의 포인세티아
014 | 3월의 크리스마스
022 | 그녀의 안녕
027 | 그때 그 사람
034 | 그때, 너는 어디쯤 오고 있었니?
041 | 꿈속의 포인세티아
047 | 미루나무는 그때도 예뻤을까?
053| 지나간 여름밤 나체의 향연
057 | 책의 향기
062 | 청춘의 독서
제2부 용기
068 | 주말은 부재중
073 | 푸른 금대계곡
079 | 남편의 감사패
085 | 용기
090 | 우리 집 오바마와 부시
095 | 새댁
101 | 집, 나갈 거야
107 | 프랑스 중위의 여자
111 | 밤
116 | 은행 드세요
제3부 바람이 전하는 말
122 공룡능선
129 그는 어디에 있는가!
136 내 친구 별이
141 바람이 전하는 말
145 소년을 얕보지 마라
150 시간에 기대어
154 책 속에서, 책 바깥에서
159 ‘산실이’
163 코카인 댄스 춤을 추는 그녀
제4부 따뜻한 별 하나
170 |상일동 모지리 1
177 | 상일동 모지리 2
181 | 상일동 모지리 3
186 | 상일동 모지리 4
190 | 그곳에 두고 온 이야기
196 |너와 나의 해방일지
203 | 따뜻한 별 하나
208 | 망했다, 비 온다.
216 | 사랑의 맹세, 38년
220 | 여전히 멋있어 너는!
제5부 연꽃마을 하얀 집
230 | 광대
235 | 이별 의식
239 | 연꽃마을, 하얀 집
243 | 내게도 이런 행운이
248 | 11개의 택배 상자
252 |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258 | 해설_모든문학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