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연 맺은 것들은 모두 그의 공감과 관찰 대상이다. 더러는 탐구 대상이기까지 하다. 그의 탐구심이 책, 영화, 연극에 가 닿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며 쉽게 넘어가는 현상이나 일에 그의 눈길은 오래 머무른다. 그는 그때 느낀 바를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낸다. 그의 언어는 정확하다. 더불어 인문적 지식이나 정보까지 담겨 있다. 그러기에 최화경의 수필은 수필이 지향하는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할 만하다.
- 박상률(작가)
최화경 작가의 글에는 우리들이 겪고 있는 사랑의 결핍에 대한 반추가 담담하게 진술된다. ‘소멸과 탄생’을 의미하는 「바라기와 버리기」에서처럼 삶에 대한 진지한 아픔들을 여행과 사색을 통해서 매우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글에는 여성적인 예민함과 진지함이 처연한 언어로 담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감동받게 한다.
- 김주영(소설가)
최화경 수필가의 글은 관심의 다변성과 스케일의 폭이 조화를 이루어 여느 글과는 궤軌가 다르다. 여행기만 해도 인물이나 장소 소개에 머무르지 않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웅숭깊은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르네 마그리트와는 ‘데페이즈망’ 기법에 대해 논한다.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로하고, 올림퍼스 신전에 초대를 받아 신들과 함께 노닐기도 한다. 일상과 역사, 신화, 문학작품을 아우르는 이 수필집이 우리 수필의 경지를 넓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ㅡ 김창식(수필가,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최화경의 수필에는 그의 삶을 환하게 은유해주는 것들이 빼곡하게 녹아 있다. 그의 기억을 채워주던 인물, 사건, 상황을 상호텍스트적으로 호명하면서, 가족들이나 문우들도 그때그때의 맥락으로 소환하여 제 목소리를 부여해간다. 그는 사랑의 마음으로 삶의 난경難境을 품고 넘어서는 역동적 초월의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주는데, 이러한 최화경 수필의 격조는 모든 인간적 행불행의 경계를 지우면서 자신의 언어와 사유를 한 차원 높게 완성해가고 있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인문대학장)
목차
Ⅰ. 꿈꾸는 애벌레
암말의 귀환
까치밥
한 평으로의 외출
내가 버린 영자
오랜 결핍과의 화해
한 움큼의 유혹
호접몽胡蝶夢
참견? 관심!
Ⅱ. 초록 잎을 갉으며
나의 고도Godot를 기다리며
예브게니 오네긴과 바스 부인의 편지
마녀와 야수
바라기와 버리기
명품, 그 갖고 싶은 욕망에 대하여
너희 젊음이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벌이 아니다
내부 수리 중
대머리 여가수
Ⅲ. 고치를 짓다
광수 생각
나비 목걸이
렌착 VS. 가스라이팅
잉여의 권리
희박한 공기 속으로
그들이 사는 방식
즐기기 위해 외면해야 할 것들
Ⅳ. 고치 밖을 동경하다
새치기
신들의 나라에선 금지된 친절
위험하지만 치명적 매력을 가진
왕비의 마을, 르 아모Le Hameau
왕의 친구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
Ⅴ. 허물을 벗다
빠삐용
반만 따라 하기
700원 때문에
버뮤다 삼각지대
매뉴얼
가면과 페르소나
조 부잣집 악양 별장
Ⅵ. 창공을 향한 날갯짓
지금은 순찰 중
빚 탕감
엄마 바라기
수컷 친구
얼마나 무서웠니
그리스도 3그램
떠난 자, 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