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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 강가에서 울프를 만나다 | 정진희    
글쓴이 : 사이버문학부    15-09-10 20:04    조회 : 8,904



저자소개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배화여고와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2007년 『에세이플러스』로 등단하였으며, 저서로 고은, 김주영, 권지예, 전경린, 정호승, 조정래, 함민복 등 시대와 소통하는 작가 26인과의 인터뷰 모음집 『외로운 영혼들의 우체국』이 있다. 현재 『한국산문』 발행인이며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한국산문문학상, 2013년 에세이스트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책소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을 다리는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에 지친 걸까. 부서질 듯 위태롭다.

자유로운 영혼을 닮은 깃털 구름이 낮은 구릉 위를 떠다니는 한낮, 우즈 강가는 일체의 소음이 제거된 적막으로 가득하다.

알제리의 태양이 뫼르소를 흥분시켰다면 나는 이 진공 같은 완벽한 고요에 질식할 것만 같다.

전쟁의 포성이 잠시 멈춘 사이 그녀가 느꼈던 ‘거짓 평화’의 공포가 이러했을까.

집 정원에서 강 저편의 구릉지대가 보인다고 좋아했던 그녀가 집에서 800미터를 걸어왔을 길을 눈으로 짚어 가니, 그녀의 집 앞에 있는 교회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마르고 큰 키에 예쁘지는 않지만 지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그녀가 저 들판을 지나 이곳에 올 때까지, 그날도 이렇게 바람조차 숨을 참고 있었나 보다. -154쪽


사유의 경계를 넘어 살아있는 문학을 꿈꾸다

월간 『한국산문』 발행인이자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필가 정진희의 수필집 『우즈 강가에서 울프를 만나다』가 출간되었다.

이미 고은, 김주영, 권지예, 전경린, 정호승, 조정래, 함민복 등 시대와 소통하는 작가 26인과의 인터뷰 모음집 『외로운 영혼들의 우체국』을 출간하여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작가의 첫 번째 수필집이다.

1장과 2장은 주로 살아 온 날들과 살아가며 체험한 것들을 통한 고백과 성찰의 장이다.

수필가 김진섭은 수필만큼 단적으로 쓴 사람 자신을 표현하는 문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 정진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유이다. 3장은 사랑 이야기들을 모았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영화, 동물, 수필 등의 상관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4장은 여행한 곳 중에서 특별한 장소나 행사,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투우, 에딘버러 페스티벌, 버지니아 울프 등. 5장은 우리나라 문단의 유명 작가 네 분을 만나 그들과 나눈 이야기이다.

일가를 이룬 분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함께 나눠보고픈 뜻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향한 시선을 내 안으로 거둬들여 섞는 동안, 지난날의 잘못과 어리석음과 상처들이 아우성치며 달려 나왔습니다.

뼈아픈 반성과 후회와 절망을 통과한 사유가 삶의 진실을 향하면서, 묵은 상처가 치유되고 맑고 건강한 본성이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는 고백처럼 인간 정진희의 면면을 느끼게 해준다.



추천글


김우종(문학평론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식음을 전폐하고 명상에 잠기는 것은 잘못이다.

그런다고 쉽게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자칫 굶어 죽는다. 정진희의 수필은 그런 무모한 노력 없이 답을 얻게 해주는 것이 많다.

작가는 지극히 현장감각적 솔직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야기의 전달력에도 속도감이 있다.

또한 생동적인 감정과 호흡의 물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리듬이 있어 문체의 리듬이 예술적 감동을 배가시켜 나간다.

정진희의 작품들 속에는 인생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깔려 있다. 문학의 깊은 감동은 여기서 우러난다.



송하춘 (소설가)

현재 활동 중인 문장들 가운데 정진희만큼 수필의 고유영역을 고집하는 이도 흔치 않다.

그는 시나 소설처럼, 이 땅의 수필도 독자적인 장르로 우뚝 서야 한다고 믿는다.

그의 수필은 전문적인 직업작가들이 흔히 말하는 여기(餘技)로서의 글쓰기가 아니다.

그는 확고한 신념 아래 인간을 성찰하고, 자연을 탐구하며, 그 바탕 위에 현실적인 고뇌와 환희의 여진(餘震)들을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펼쳐 내기를 좋아한다.

그리하여 그의 문학은 화려한 외피보다는 고뇌의 내면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언어를 구사하는 솜씨가 단단하다.

차원 높은 정신적 세계가 그의 구체적인 언어로 포착되고, 그 언어들의 유기적인 얽힘이 또 다른 감동을 자아낼 때,

그것은 사유의 경계를 넘어 문학 작품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된다. 정진희의 수필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