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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쟁이는 엄살쟁이    
글쓴이 : 한지황    14-01-06 23:44    조회 : 4,783
윤정미 님의 <나는 운이 좋은 사람>
대학원에서 자기 평가 점수를 자신있게 쓴 작가의 긍정적인 마인드에 관한 글입니다.
운이 좋은 것과 자기 긍정은 차원이 다릅니다.
운은 의지와 무관한 것으로 물론 자기 긍정을 하다 보면
운이 따라 올 수는 있지만 필연은 아니지요.
주술적 효과로 자기 긍정을 하며 행운의 삶을 살고 싶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자기를 낮추고 변명하며 독자를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영화배우 황정민은 수상 소감을
모든 스탭들이 차려놓은 밥상 위에 나는 숟가락만 올려놓았을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겸손하게 말을 했기에 누구나 그 말을 기억합니다.
아픔과 결핍이 있는 글에 독자들은 감동을 받습니다.
남이 힘들었던 애기를 읽으며 나만 힘든 것이 아님을 깨닫고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즉 이열치열인 셈이지요.
독자가 제일 싫어하는 글은 잘난척하는 글입니다.
천사표의 글도 좋지 않습니다.
산에만 오르면 도사가 되는 글도 너무 진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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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순샘의 <사막에서 만난 혼>은 제목부터 바꾸는 게 좋습니다.
중동에서 협심증을 앓은 남편의 처음에는 귀신병인 줄 알았다는 내용입니다.
다소 무뚝뚝한 대화체는 박완서 소설을 많이 읽어
아줌마들의 실감난 말투를 배우면 도움이 됩니다.
과거 재현에 그치지 않고 성찰 또한 필요합니다.
밋밋하지 않게 내면 심리가 교차해야 합니다.
즉 글에 파장, 굴곡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오르락내리락하는 맛을 주기 위해 갈등도 필요하고요.
글쟁이는 엄살쟁이입니다.
과장을 잘해야 글이 살아납니다.
내가 경험한 것이 모두 글감이 될 수 없습니다.
글감이 되는 경험과 글감이 되지 않는 경험이 있습니다.
너무 흔하거나 일반적인 얘기가 아닌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찾고 써야 합니다.
 
문정혜샘의 <느림에 대하여>에서 느림과 여백은 무관합니다.
여백은 침묵 즉 말을 생략하는 것입니다.
자전거 속도를 문명의 속도로 대표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속도가 시대를 지배합니다.
세계사의 전쟁은 속도의 전쟁입니다.
키작은 역사(간이역)에는 KTX가 서지 않습니다.
빠른 기차는 풍경에 불친절합니다.
주변을 좌고우면하지 못하게 하지요.
이런 사색을 곁들여서
섬에 묶여 있던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압축 성장을 해야만 했던 한국인들의 급한 성격을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항상 많은 힌트를 주시고 더 풍성한 내용과 탄탄한 구성, 소재끼리의 연관성을
깨우쳐주시는 스승님 덕분에 오늘도 여러분 모두 완성도 있는 수필을 향하여
한걸음 더 나아갔으리라 믿습니다.
유난히 결석이 많았던 새해 첫 수업이었습니다.
제주도에 놀러가신 박인숙샘을 비롯하여 이정선 총무님, 박진숙샘과 이은숙님
다음 주에는 꼭 나오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김화순님이 가져오신 떡으로 입이 심심치 않았습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진행되는 독서모임은 어느새 6권까지 왔습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꾸준히 읽다보면
우리의 문학적 소양도 무럭무럭 자랄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진미경   14-01-07 18:56
    
2014년 갑오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릴때는 그리도 시간이 더디 가더니 오십초반의 아낙에게는 화살처럼 지나가네요.
    2014년을 앞두고 스스로 나의 10대 뉴스를 적어보았는데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청말띠해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설레는 맘이 콩닥콩닥거립니다.
    반장님께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올려주셔서 도움이 됩니다.
    지난 연말 방송3사의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 만큼 말을 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겠다고 ......
    뇌리에 남는 멘트를 남긴 연예인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입니다.
    글쟁이는 엄살쟁이니까 엄살을 떨기위해서 독서량을 늘리는 2014년이 되는 것!
    그것이 저의 신년 목표입니다.
     
한지황   14-01-07 19:25
    
미경샘의 신년목표, 참 바람직하네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한다면 그 목표 달성은 수월하리라 여겨집니다.
거기에 우리 독서 모임은 한 몫을 하겠지요.
저도 발동이 걸렸답니다.
매주 읽어야 할 분량을 소화하며 내심 뿌듯해하며
토론을 빙자한 속풀이 얘기에도 맛을 들였지요.
덕분에 우리는 한 방향을 쳐다보는 동지가 되었구요.
아기자기하고 오손도손한 우리 반 분위기, 넘버원입니다.
최영자   14-01-07 23:30
    
반장님  수고많으셨습니다.
수업 중 스승님 말씀을 세세하게  잘 표현해 놓으셨네요.
잠시  놓쳤던 부분 복습 잘 했습니다.

늘 먹을 것을 챙겨주시는 문우님 덕분에 허리 사이즈가 0.5인치 늘어났습니다.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 오신 박래순 샘의 식빵이 고소하고 담백해서 손이 자꾸 갔습니다.
준비해서 가져오시느라 독서모임에 조금 늦으시더군요.
윤 한나샘은  쑥갠떡을 남편이 빚어주셨다고 가져왔지요. 한 입에 쏙  들어가게 작고 얄팍하게 빚어 곱게 포장한 솜씨에 모두들 남편의 정성에 감탄하고  부러움과 질투(?)의  눈초리가 일순간 뜨거웠지요. 그날 늦은 밤 어딘선지 부부싸움 소리가 정발산동 까지 들리더군요.
김화순 샘은 떡 방앗간에서 갓 쪄온 듯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시루떡을 푸짐하게 한 접시씩 돌려서 먹고 또 먹어
배가 남산 만해졌지요.
모두 정성이 듬뿍 들인 모습이 음식 여기저기서 묻어나더군요.  감사합니다.

새해 첫 시간 먹거리  풍성하고,  인심도 넉넉하며  수업 중 간간히 터지는 웃음소리로  일산반의 화목한 출발을
멋지게 시작했습니다. 일산반 화이팅!!!
     
한지황   14-01-08 09:58
    
최영자샘의 재치는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부부싸움 소리라...ㅎㅎ
갈수록 농담 잘하는 사람이 부러운 정도를 떠나
존경심까지 마구마구 솟고 있답니다.
여유와 유연함이 농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래서 최영자샘 옆에 늘 있고 싶어요.
한 번 웃을 때마다 엔돌핀도 팍팍 돌고 건강해지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이 잔뜩 찌푸리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웃어요. 활짝!!
문영일   14-01-08 07:05
    
후기가 한 편의 강의 군요.
  교수님 보다 더 교수님 같은 후기 정말 감탄, 감탄입니다.
  부럽군요.
  자기 미화 자기 자랑 글에서는 젬병이네요.
  남을 교육시키려는 교조적인 글도..
  모두 저 보고 하는 지적같아 지금 얼굴이 시뻘개 졌어요.
  이 짧은 후기에 많은 걸 배웠스니다.
  내가 살던 일산, 반 문우님들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 많이 있으시길..
     
한지황   14-01-08 10:07
    
늘 관심과 격려를 주시니 후기를 쓰면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이재무선생님의 강의가 워낙 알차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되고 있어요.
말과 글은 달라서 이재무 선생님이 말씀은 자화자찬을 가끔 하시지만
글만은 철저하게 자랑을 배제하고 늘 가난하고 힘든 얘기만 하신다고 하네요.
저도 처음 글을 쓸 땐 낯간지러운 얘기를 부끄러움도 모르고 쓰곤 했지요.
내 애기는 한계가 있고 지적인 글로 방향을 전환하는 게 좋겠다는 임선생님 말씀에
요즘은 그런 쪽으로만 쓰고 있어요.
가끔 내 이야기를 쓰더라도 반성만 가득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나가고 보니 과거의 내 모습이 보이네요.
문영일 선생님!
일산에 사셨었다니 언제 한번 놀러오세요.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놀라실걸요.
박서영   14-01-08 23:08
    
오늘 아침 완성된 글을 출력해 자랑질 냄새나는 단어 하나 가지고 끙끙 대다가 반장님 후기보고 바로 삭제했답니다. 왜 그리 속이 시원하던지...  냉정하게 콕콕 집어주신 오늘 후기는  시원한 소나기 같네요.
 문선생님과 동감입니다. 모두 저에게 해당되는 말씀. 오늘도 공부 잘하고 갑니다. 실천이 되야 하는데...
     
한지황   14-01-09 10:51
    
결단과 행동력이 빠르시네요.ㅎㅎ
나는 자랑이 아니라 사실을 얘기한 것 같은데 남들 눈엔 자랑으로 보이느 경우도 많더군요.
그래서 더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의 닌해힘?
겸손하기가 참 힘들지요.
박서영샘의 지속적인 관심,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 넘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첫단추 잘 끼우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