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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센터반 (5.1) 글쟁이의 버릇    
글쓴이 : 이진성    24-05-01 19:49    조회 : 640

무역센터반 2024. 5. 1 글쟁이의 버릇

 

수업시작 10분 전에 교실문을 열었다. 박상률교수님은 어김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늘은 국가에서 제정한 휴일인 근로자의 날이다. 오늘 수업은 휴강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몇 명의 문우들은 휴강해도 되는데 교수님 힘드시게 수업을 한다며 시위(?)했다. 그러자 박상률교수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집에 있어봤자 뭐 하겠어요?! 이렇게 나와서 글도 배우고 사람들도 보고 그래야지요.”

그 말을 들으니 교수님이 얼마나 글을 사랑하는 것인지가 느껴졌다.  근로자의 날이라 편하게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먼저 성혜영문우님의 글(선데이 드라이브)을 합평했다.

단락과 문장부호에 대해 말했는데 문장부호에서 사전에 없는 단어는 부호를 쓴다. 사전에 없는 단어인 길치란 단어를 쓸 때는 따옴표를 붙여 길치라고 써야 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길치가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라니 단어를 사용할 때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

 

합평을 마친 후 작가들의 버릇에 대한 수업을 유쾌하게 진행했다.

헤밍웨이는 글쓰기 전에 연필 20자루를 깎아 놓고 시작했으며 마크 트웨인은 글쓰기 전에 당구 한게임을 치고 통닭과 감자를 곁들여 아침을 거나하게 먹고 점심때 다 되어서야 책상 앞에 앉았다.

소설 모비딕(백경)의 작가인 허먼 멜빌은 아침 8시쯤 일어나 말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먹이를 주고 암소에게는 호박을 썰어주고 자신은 아침을 먹지 않고 바로 책상 앞에 앉았다.

플로베르는 적당한 단어 하나를 찾는데 3일 동안 방바닥에서 뒹굴며 고민했다.

박상률교수님도 자신의 글쓰기 버릇을 말했다. 먼저 서서 쓰는 책상에서 쓰다가 책상을 옮겨 앉아 쓰는 책상으로 옮긴다. 그래도 지겨워지면 앉은뱅이책상으로 옮긴다. 각 책상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는데 USB도 꽂혀 있다. 노트북 또한 기계이므로 오류로 작업에 결과물을 잃을 수 있어 USB로 옮겨 놓는다. USB 또한 10년이 넘어가면 오류가 날 수 있어 교체해 준다 했다.

 

소설 모비딕의 등장인물 중 스타벅이란 항해사의 이름을 따서 현재의 스타벅스커피숍의 이름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모비딕이 다시 읽히고 있다. 마크 트웨인은 정확한 단어를 넣기 위해 한 단어를 위해 많은 시간을드리 기도했습니다. ‘플로베르와 마크 트웨인은 한 단어를 넣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 나도 수필을 쓸 때 단어 하나하나를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릇에 관해서 빠지지 않는 발자크작가도 어김없이 말했다. 발자크는 밤 11시에 일어나 사제복을 입고 양초를 켰으며 커피를 하루에 50잔이나 마셨다고 했다.

 

글쟁이의 버릇에 관해 유형을 나누어 재밌게 설명했다.

먼저 초조불안형은 글이 잘 풀리지 않으면 이방 저방 방문을 열고 다닌다고 한다.

먹어서 푸는형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가출 형은 무작정 배낭을 짊어지고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로 간다. ‘전화 수다 형은 이 작가 저 작가에게 전화해서 두서가 없는 말을 퍼부어 댄다. ‘두주불사 형은 일단 술부터 마신다. ‘골초 형은 글 한 줄 쓰고 담배 1대를 핀다. 그중 가장 건강한 버릇은 가출 형으로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유형이라 가출 형이 가장 좋다고 했다.

버나드 쇼는 채식주의자로 정신적인 잠재 능력을 지닌 남자는 시체를 먹지 않는다라며 채식했다. 하루 14시간 작업하며 90세가 넘게 장수했다. 술과 담배도 멀리했다.

콩쿠르형제

결혼해서 드는 비용보다 홍등가를 드나드는 게 비용이 저렴하다고 생각을 해서 결혼을 하지 않았다. 비용을 절감하고 절대적인 자유를 보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설에 대해서도 말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문학이다. 그림 그리듯이 글을 써야 된다. ‘톨스토이의 작품 중 안나 카네리나를 추천했다. ‘안나 카네리나에서 톨스토이는 안나의 감정이 어떤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의 감정을 느끼도록 그림을 그렸다. 인물의감정을 설명 대신 그림을 그리듯이 설명했다.

수필도 감정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그리듯 행위나 분위기를 보여주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쇼펜하우어헤겔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쇼펜하우어헤겔은 서로 대립했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어머니를 원망했다. ‘쇼펜하우어가 어린 시절 엄마에게 들은 말 때문에 평생을 원망했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가 쌀롱을 운영했을 때 괴테는 엄마의 쌀롱에 드나들었다. 학문에 관심이 많은 어린 쇼펜하우어의 재능을 보고 괴테가 칭찬을 했다. 그러자 문장가인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인 쇼펜하우어에 대해 괴테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집안에 두 명의 천재는 나오지 않는 법입니다

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줘야 할 엄마가 아들보다는 자신이 더 낫다는 말을 듣고 쇼펜하우워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박상률교수님은 마지막으로 아이들 앞에서는 상처를 줄 만한 어떠한 말도 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수업이 끝나자 교실은 의자와 책상이 끌리는 소리, 문우들의 참았던 목소리들이 섞여 공사판이 되었다. 여기저기 웃음소리 속에서 교수님의 말이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집에 있어봤자 뭐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