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물결, 살결, 바람결이 있듯이 글에도 결이 있어야 한다-박지원'고.(무역센터반)    
글쓴이 : 주기영    21-09-01 16:30    조회 : 5,647

9월 1일, 가을 학기 개강입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길 잃은 장맛비가 내렸고, 감사하게도 오늘은 맑음입니다. 


** 박상률의 수필, 생활 글 창작(무역센터반, 수요일 11:20~12:30)
* 수업 중

-수업 첫 날, 마지막 날이 더욱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씀, “넵!”

-제목, 첫 문장, 첫 단락으로 독자는 이미 ‘읽을 것인가’ 하는 결판이 난다.

-글은 써져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 써진다. 

  -> 글은 손으로 쓴다가 맞다. 손으로 초가집이라도 한 채 짓는 것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보다 낫다.

   -> 앞 강물이 뒷 강물을 끌어오고 뒷 강물이 앞 강물을 밀어내듯이 써야 한다.

-‘거의 적합한 단어’와 ‘적합한 단어’의 차이는 ‘반딧불이’와 ‘번개’의 차이와 같다. (마크 트웨인)


* 수업 자료

  <<글쓰기 인문학 10강 / 양선규 / 소소담담>>           

  <제5강 제목에지지 않기 ? 글쓰기 병법> 중에서 '1.공성攻城의 방법' 

  1. 작가는 ‘글을 쓴다는 것은 공성과 같다’고 전제하고, 글쓰기 공성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제목에 지지 않기’라고 말한다. 그 예로 장석남 시인의 <수묵정원9-번짐>을 예로 들었다.

      첫 문장 한구절로 단숨에 제목을 이겨낸 시 전문.


수묵정원9 ? 번짐 -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장석남/창작과 비평사>>


2. 작가는 글쓰기 공성법 관련,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론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에 현대적 의미를 보태어 그 뜻을 풀어 보였다.  '소단적치'라는 말은 "적진(글쓰기판) 한가운데 내 깃발을 꽂는다"라는 뜻.

그 중 몇 가지만 살펴보면, 

-글자는 병사, 뜻은 장수 -> 뜻과 표현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제목은 적국, 전장 고사는 싸움터의 진지 -> 독자가 글을 다 일고 다시 한 번 제목으로  눈길을 돌리게 될 때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억양 반복은 끝까지 싸워 남김없이 죽이는 것 -> 촌철살인, 마지막 한 문장으로 뒤집기

-함축을 귀하게 여기고, 여음이 있다는 것 -> 독자 참여를 위한 작가의 계산된 배려


3. 작가는 젊어서는 <소단적치인>이 감동적이지 않고 나름의 작가만의 글쓰기 비법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데, ‘그런데 평생을 살아도 그런 건 없었다’고 한다. 우왕좌왕하며 스무 권의 책을 내고 나서야 비로소 <소단적치인>이 눈에 들어왔다는 작가의 말이 뼈를 때린다. 


** 작품 합평 (존칭생략)      

열무김치 / 한카타리나

아부지, 울 아부지... / 나숙자

우린 친구예요. / 정명순

생각의 씨 / 이진성


** 안부

-가을 학기 신입생이 오셨습니다. 손난희님 환영합니다!

-박기숙 선생님께서 수요반으로 맛있는 떡을 보내주셨습니다. 방역수칙 준수로 교실서 먹을 수 없으니 가방에 주섬주섬 넣으며 여기저기서 아 이걸 어째 하는 탄성이... ㅎㅎ. 이게 바로 '그림의 떡'이구나 했습니다. 집에 와서 그림 속 떡을 풀어먹으며 후기를 씁니다. 선생님의 사랑이 더해져 곱빼기로 맛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오신 이정희 선생님, 한마음으로 반가워했지요. 덕분에 교실이 꽉 찼습니다. ^^

-오길순 선생님, 우경희 선생님,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성범 선생님, 성혜영 총무님의 쾌유를 빕니다.


주기영   21-09-01 16:40
    
"나는 그 사람이 준
과자 하나도 먹지 못하고
그 사람은 내가 준 개나리꽃 가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데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

<너는 나의 봄>에 나오는 대사였습니다.
이런 글을 만나면 지는 느낌, 기분탓일까요? ㅎㅎ
드라마는 끝났는데 대사 한 줄이 맘에서 오락가락 하길래.

가을 탓을 하며
-노란바다 출~렁
주기영   21-09-01 16:50
    
본문 수정이 안되어.
본문 중간 부분
독자가 글을 다 일고 --> '독자가 글을 다 읽고'로 수정 합니다.
(죄송, 땀 삐질^^)
성혜영   21-09-01 17:43
    
첫 문장 한 구절로 제목을 이기려면, 중요한 기술이 필요하네요.
촌철살인, 함축, 여음으로 독자의 참여를 위한 배려까지~~
과연 쓰고 또 쓰다보면 그 길에 도달할까요? 아득한 그 길에.

박기숙 선생님의 마음이 번져 사랑이 되고,
사랑이 번져 떡으로 변신하여,
다시 번져 감동이되는, 
그런 수필반을 사랑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