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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물들의 기원은 천 겹이다 - 차라투스트라 (미아반, 2022. 1. 11)    
글쓴이 : 백민영    22-01-14 11:53    조회 : 2,035
▲ 1교시 - 합평 : 구금아「바흐와 헨델」, 이금희 「오늘도 쌀밥」

▲ 2교시 - 고병권,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강독
 
순수한 인식을 꿈꾸는 자들은 음탕하다 :
보티첼리의 그림 「아펠레스의 비방」에는 진리와 '벗기고 싶은 욕망'과의 관계가 잘 나타나 있다. 발가벗은 젊은 여인(비너스)은 진리의 발견이 임박했음을 나타내고 옷을 잔뜩 껴 입은 노파는 아직도 많은 것들이 오류나 거짓을 뒤덮여 있음을 나타낸다. 노파는 '회개'를 상징하지만 그녀가 덮어 쓴 여러겹의 옷들은 여전히 그 회개의 진실성을 의심케 한다. 니체는 자주 자연과 진리를 여성에 비유하곤 했는데, 이 그림엔 여성(자연)의 옷을 벗겨 진정한 여성(진리)을 보고자 하는 학자들의 욕구가 그림에는 들어나 있다.

- 음탕한 수코양이 
차라투스트라는 오직 '현상'에 대해서만, 혹은 오직 '사실'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는 학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욕망의 제거, 가치의 중립을 외쳐대는 학자들은 대낮엔 수줍어서 욕망을 이성 뒤에 숨기고, 달밤엔 소리 죽여 지붕 위에서 창을 훔쳐보는 고양이들과 같다고 비유했다. 떳떳하지 못하다는 건 바로 그들 욕망에 뭔가 불순하고 음탕한 것이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 불임증 
욕망을 몰아내고 객관적 사실과 가치중립을 내세우는 학자들의 문제를 한마디로 말하면 '불임증' (impotentia)이다. 주관적을 몰아내고 관망자로만 남으려는 사람은 절대로 창조적인 학자가 될 수 없다. 자기 개념, 자기 가치를 생성시키지 못한 채 정해진 사유체계를 따라가는 학자들은 '감아진 대로 풀리며 돌아가는 '시계태엽'이나 '낟알을 던져 주면 하얀 가루로 만들어 주는 맷돌'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가 글을 쓰고자 하는 떳떳한 욕망을 갖는 것은 우리의 삶을 의미있고 창조적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다. 




             

김재희   22-02-12 17:10
    
후기 소제목을 달아주니 더욱 일목요연하고 좋네요 잘 읽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