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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흑호해의 첫 강의. (무역센터반 11:20 ~ 12:30)    
글쓴이 : 김화순수    22-01-05 21:33    조회 : 1,686

2022년 흑호해의 첫 강의.

이른 아침의 기온은 영하 10.

그래서일까. 강의실은 듬성듬성 썰렁하였다.

죽음은 이제 함께 있는 듯하다.’는 선생님 말씀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遺傳(유전) / 나숙자

제목이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외형과 성격에 대한 이야기이다. 차라리 겉과 속으로.

 

나는 이런 荒說(황설)에 부딪히면 말이 막혀서~

-> 나는 이런 황당한 말을 들으면 말이 막혀서~

본인에게 익숙한 말이어도 다른 이에게 낯선 말이면 좋지 않다.

맥락과 결에 어긋나는 말은 문장이 매끄럽지 않다.

튀는 어휘는 좋지 않다. (의도적으로 튀는 어휘를 쓸 때가 있긴 하다.)

 

말줄임은 마침표 3(...)

말없음은 마침표 6(......)를 찍는다.

문장이 끝났으면 말줄임과 말없음의 마침표 3/6개를 찍고나서 문장 끝을 알리는 마침표를 하나 더 찍어야 한다. (마침표 4/ 7개가 된다.)

or 문자표에서 점 3()를 사용하고 마침표를 하나 쓴다. (.)

 

문장 내에 괄호( ), 하이폰 등은 주석을 대신하는 것이므로

문학적인 글쓰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내용을 본문에 녹여 문장을 써야 한다.

 

 

코로나 유행은 언제 끝나나요?” 신영전 칼럼 / 한양대 의대 교수.

*요약분.

유감스럽게도 현대 과학기술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답은 그것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이다. 인류사적 난제인 이번 코로나 유행의 종식 조건은 의외로 잘 알려진 것들이다.

첫째, 인류 전체의 70~80%동시에’, ‘고르게면역을 획득한 상태를 수개월간 유지하는 것이다. 1220일 기준 빈곤국에서 한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7.6%에 불과하다.

철학자 지제크(경희대 ES교수)의 말처럼 백신 연구개발을 위해 엄청난 공적자금을 지원받고도 가난한 국가들을 위해 치료약 복제를 무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는 제쟉회사들의 탐욕이 없었다면, 강대국의 자국 이기주의가 없었다면, ‘우리도 없는데 마스크를 왜 가난한 나라에 주느냐외쳤던 우리가 없었다면, 오미크론이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지금쯤 캐럴이 울리는 연말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밤늦도록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 다음 기대할 수 있는 두 번째 종식 시나리오는 산타 바이러스이다.

감염력이 델타바이러스의 100배이면서 치명률이 0이고 우리 몸에 중화항체를 듬뿍 만들어내는 변이 바이러스 말이다. 이 산타 바이러스가 언제 올지 모르며 그 사이 우리 자신과 주위의 많은 이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코로나 환자는 계속 생겨나겠지만 코로나로 죽든 살아남든, 마지막까지 품위를 지키고 살다 가는 것이다. 여기서 품위를 지킨다함은 예방접종과 물리적 거리두기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면서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홀로코스트 수용소에서 자신의 존엄을 위해 깨진 유리 조각으로 매일 면도를 했던 이의 삶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투쟁에서 모든 인간은 타인의 적이다라는 정치사상가 카네티의 말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진실이 되지 않게 싸우며 사는 것이다.

 

알제리 오랑시의 감염병 유행을 배경으로 한 카뮈의 <페스트>란 소설에서 고군분투했던 의사 리외는 그 유행이 끝났을 때 재앙 한가운데서 배운 것, 즉 인간에게는 경멸보다 감동할 점이 더 많다는 사실만이라도 말하기 위해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한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을 때 우리는 리외와 같은 글을 남길 수 있을까?

얼마나 먼 길을 헤매야, 아이들은 어른이 되나.

얼마나 먼 바다를 건너야, 하얀 새는 쉴 수 있나.”

 

 

이상헌의 바깥길 <인간의 역병> /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아일랜드 대기근때 정치인들이 외쳤던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지금보다 더 적절한 순간이 있을까. 먹고 살게 하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방역으로 영업을 제한하면, 마땅한 보상조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땅을 빼앗긴 뒤 감자 심어 연명하다가 감자 역병을 맞은 사람에게 왜 감자만 심었냐고 타박했던 19세기 영국인들과 다를 바 없다.

아일랜드에서 감자는 생명줄이었다.

가난과 빈부격차가 심해서 감자밭에서 일하고 삶은 감자로 한끼를 때우는 감자 경제였다. 1840년대 아일랜드의 감자역병. 소득의 위기이자 식탁의 위기. 대재앙이었다.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기록되었다.

식량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 대신, 원색적인 주장이 쏟아졌다. 잉글랜드에서 빈곤은 경기순환과 관련된 것이지만 아일랜드의 빈곤은 기본적으로 게으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고통 완화가 아니라 인간 교화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요리에 대해 비평할 처지가 못되는 잉글랜드의 정치인들은 아일랜드에 감자를 삶는 것 말고는 요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비아냥댔다. 피해자를 비난하여 사태를 무마하는 전형적 수법이었다. 그렇게 영국과 아일랜드 간에 상처도 깊어졌고, 향후 참혹한 폭력의 씨앗도 뿌려졌다.

감자 역병의 감자의 일이었는데, 이 일로 사람이 죽게 되는 것은 사람때문이었다.

 

-> ‘피해자를 비난하여 사태를 무마하는 전형적 수법이었다.’

성폭행범 대신 피해자의 옷차림이나 행실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를 탓하는 것처럼.

이런 비유에 걸맞게 여러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다.

-> 현재 대한민국의 땅값, 집값 올랐다고, 자신의 자산이 늘어났다고 좋아해서는 안된다. 자신만의 풍요, 배부름에 기뻐해서는 안된다. 그 반대편에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불평등한 공간에서 공존이라는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위드의 새로운 발견. _사회의 언어 / 로버트 파우저.

외래어 사용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1. 원래 기존 언어에 없던 것을 언어 속으로 유입시키기 편리하기 때문.

ex) 김치, 한복

2.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

ex) 오빠 : 영어에서 big brother, 친오빠가 아니면 거의 쓰지 않는다.

오빠보다 의미가 좁다. 케이팝의 오빠‘big brother’보다 더 매력적인 표현

으로 자연스레 학습, 공신 단어로.

반대의 경우, 한국남성들은 배우자를 집사람대신 와이프로 지칭.

집사람은 가부장적인 남성 우월주의를 드러내는 듯한 어감, 와이프는 한결 중립적이고 선진적인 느낌.

한국 사회의 위드 코로나채택은 어쩌면 두 번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 문장형보다는 명사형.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한다. -> 아침형 인간.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일찍 잡아먹는다에서 착안한 듯.

아침형 인간을 시작으로 ‘~형 인간으로 여러 책들이 나왔다.

 

연예인 최초로 오빠라고 불린 사람은 조용필. 오빠부대.

 

 

말글살이_위드 코로나 /김진해(한겨레 말글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교수)

 

콩글리시 중 상당수는 일본식 영어이고, ‘잘못만든 영어가 아니다. 현지화한 영어다.

사람들은 기원을 따지며 말을 쓰지 않는다. 생활이 먼저이므로.

위드 코로나는 방역 정책이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이미 하나의 개념어로 자리잡았다. ‘이 뭐라하든 우리는 우리식 영어를 쓰는거다.

 

-> 마도로스 / 외양선원

느낌이 다르다.

이미 쓰기 시작하면 대체어로 바꾸기 쉽지 않다


김화순수   22-01-05 21:37
    
이번 강의후기는 손난희 선생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참석하지 못 하신 선생님들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다들 아프지 마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성혜영   22-01-06 11:22
    
손난희 선생님께서 또 애써주셨군요.
어제 현대 11층에 갔다가 pcr검사하라는 문자를 받고
강의실 코 앞에두고 발길을 돌렸네요.
새벽에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고 짜릿했어요.
선생님들, 건강관리 잘 하시고
다음주엔 화사한 모습으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