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6. 24, 목)
-함정과 또 다른 함정(종로반)
1. 수업의 구성과 합평의 함정
가. 수업의 구성
왜 수업에 오는가? 이를테면 ‘선생한테 칭찬 받고 반원들의 부러움을 사기 위해’ 같은 소소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글을 잘 쓰기 위함이다. 바람직한 수필 수업은 강의와 합평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이론+실전). 단, 이론 강의일지라도 글쓰기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체계적인 강의가 바람직하다.
나. 합평의 함정
-합평을 받으면 특정한 ‘그’ 글은 무조건 좋아지게 되어있다. 여러 사람이 이런 저런 의견을 내고, 느낌을 말하고 훈수를 하는데, 그에 더해 선생이 ‘본인의 글’처럼 공을 들여 지침(수정, 보완, 칭찬, 꾸중, 방향 제시)을 주는데, ‘그’ 글이 좋아지지 않고 배겨 날 도리가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글을 다음에 제출하면 당연히 좋은 글로 평가된다. 그러다 보면 단번에 OK를 받고 문우들의 칭찬도 듣고 싶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합평의 참다운 목적은 ‘특정한 그 글의 완성도‘가 아니라, 앞으로 ‘다른 작품도 그렇게 잘 쓸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충’ 끄적여서 어떻든 누가 ‘대충’ 고쳐주겠지 무책임하게 휙 돌리거나 던지거나 부리면 그 '대충’이 ‘평생’ 간다. 내 글을 존중하자. 정성을 다해 쓴 글을 스스로 몇 번이고 고친 후 ‘이제는 되었다 싶을 때’ 제출한다. 그래야 내 것이 된다.
*밤에 쓴 글은 아침에 고치고, 여름에 쓴 글은 겨울에 고치고, 배부를 때 쓴 글은 배고플 때 고치고, 또 고치고. 처한 환경과 기분, 조건이 다른 상태일 때 점검하자.
2. 다른 장르의 문학과 수필
(문학으로서의)수필과 다른 장르의 문학(시, 소설, 평론, 희곡)은 ‘문학이라는 점’에서 같다. 그러므로 수필에 다른 장르의 특징과 기법, 장점을 접목하면 ‘넘사벽’ 수필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시: 묘사와 비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남발하면 글을 모호하게 하고 품위를 해친다.
소설: 복선과 반전은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 수필은 콩트나 미스터리소설이 아님.
평론: 지식과 정보, 인용도 좋다. 그러나 과다하면 나의 관점이 묻힐 우려가 있다.
희곡: 매우 중요하거나 결정적인 대화가 아니면 지문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합평
<264 청포도>
264(이육사) 중심으로 화소를 재배치한다. <광야>와 <청포도>를 왜 하나의 시로 여기는지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면 새로운 관점의 수필로 우뚝 설 것이다.
<이름표를 붙여 봐>
이름이나 이름표로 대변되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본질을 짚는 웅숭깊은 주제의 글로 추측함. 그러나 주제가 명료하게 와 닿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익숙한 것에 이별을>
1차 수정본. 글이 훨씬 깔끔해졌지만 아직 불필요한 설명이나 어휘 사용이 곳곳에 눈에 띔. 화소 간 균형이 필요함. 이를테면 장인어른의 생전 업적 부분 압축.
<페르소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닌 꿈과 현실이 섞인 글. 실험적인 측면은 평가하지만 모호한 가운데 나름 체계가 있어 독자에게 이해의 실마리를 건네야 함.
4. 동정
-유병숙 명예회장, 이성화 부장, 종로반 안해영 반장, 봉혜선 총무 이상 4명이 한국산문 대상 교육에 참여. 내용은 ‘개인 정보 지침과 직장 내 성희롱’
-교육에 참석한 유병숙 명장(명예회장)이 자연스레 수업에 합류. 신입 회원들에게 <<그분이라면 생각해 볼게요>> 수필집을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함.
-찐 밝은 소식. 신입 회원의 익숙한 등장! 작년 독자마당을 쓰고 참관 수업을 한 이종영님. IBM과 코리아 헤럴드 기자를 거친 경력에 맞는 글 기대해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회식이 이어짐. 얄팍하다 못해 텅 빈 ‘공(空)총무’의 주머니사정을 고려, 차성기님이 첫 원고료를 받았다는 아름다운 핑계를 댔다. 투명한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찐한 자리가 오래도록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