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푸른 잎새를 밀치고 노란 실구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한 알 따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답니다. 단오가 지나자 여름 열기를 몰고 온 날씨가 우기를 동반해 하늘이 회색빛이랍니다.
반가운 신입생이 오셔서 환영의 박수가 뜨거웠어요. 멀리 안동에서 매론 농장을 운영하시는 멋진 분이 천호반에 오셨어요. KTX를 타고 상경하는 열정에 우린 또 한 번 응원의 박수를 보냈답니다. 물오른 신록을 닮았는지 글에 물이 올랐어요. 우후죽순 격으로 글이 와르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그것도 낯설기에 호기심을 뿌린 흥미진진한 글. 빨리 읽고 싶은 충동이 입맛을 돋우네요.
♣창작 합평
*이마리나 님 <그대 향한 사랑>
*김학서 님 <어쩜 그렇게 말씀을 잘 하세요>
*정승숙 님 <설거지>
*정승숙 님 <대리 만족>
*노정희 님 <밤, 동해에서>
*맹모삼천지교보다 더 강한 엄마의 교육방법, 감수성이 예리한 시,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추임새. 장희빈의 극적인 스토리를 주제로 좋은 수필이 대상에 올랐어요.
*책, 영화, 노래를 인용할 때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용해오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설거지’의 경우는 그릇을 화자로 올려 ‘그릇이 목욕을 하는 것’으로 바꾸면 신선도 만점. 구미가 당기는 글이 된답니다.
*시도 소통입니다. 소통의 언어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는 언어 자체가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문학은 도덕적 윤리적인 것이 아닙니다.
*대화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 들어주는 것이 ‘추임새’를 넣는 것이 됩니다.
*발자국 소리 (X) 발걸음 소리(O)
*수업에 대한 동기 유발이 불같이 일어 수업 중에 수필 토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빗발쳤습니다.
*수업 후기에도 더욱 적극 참여하여 여럿이 어우러진 ‘공동체’ 모임을 더욱 다져나가자는 의견이 나왔답니다.
♣도대체 여자가(?) 쇼펜하우어
* 여자에 대한 혐오가 이토록 굳어져 ‘나는 여자보다 개가 좋다.’라고 말했을까요? 저도 여자이지만 분노가 왈칵 일어납니다. 염세주의 철학자였던 쇼펜하우어는 무엇이 여성 혐오의 경지로 몰고 갔을까요? 쇼펜하우어는 부유한 집안의 ‘도련님’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성공한 무역상이었고, 어머니는 유명한 작가였습니다. 매력적인 문장가였던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쇼펜하우어는 17살 때 아버지의 죽음을 당면했지요. 자살로 추정. 이 죽음을 두고 그는 어머니를 원망했답니다. 서걱거리는 모자 관계에서 더욱 혐오를 유발한 것은
괴테가 쇼펜하우어의 어머니에 이르기를 “쇼펜하우어는 문장의 유망주입니다.” 라고 했더니 그의 어머니 왈
“한 집안에 두 명의 천재는 나오지 않는다.”
아들을 천재로 인정하기 싫다는 결론. 여기에서 쇼펜하우어는 여성 혐오론에 빠지게 된 이유가 되었겠죠?
요즈음 총각들. 결혼 ‘NO’ 줄줄이 늘어난 이유는? 여성 혐오는 아니겠죠?
글쎄올시다.
♣깔깔 수다방
*마음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에너지원은?
‘사람’ ‘자연’ ‘문화’입니다. 정신과 의사의 주장이죠. 사람과 사람을 격리하다니?
집콕 신세로 수다에 배고팠답니다. 점심은 옹심이와 코다리 집으로. 모처럼 먹어보는 코다리. 매콤한 맛에 상큼한 열무김치가 여름 입맛으론 최고였죠. 거기다가 보리밥. 출출한 허기에 꿀맛으로 식감을 보태고 주르르 달려간 그곳. 찻집에서 수다는 꽃이 피었죠. 지갑은 박소현 님이 또 한 번 여시고 4인 이하의 준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여름 한나절. ‘마음 충전’ 공장에 스위치를 연결했죠. 오늘 나온 수필 한다발 빨리 읽어볼게요. 다음 주 왕성한 토론 시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