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12. 03, 목)
-‘겨울 아이’는 누구인가?(종로반)
1. 강의
참으로 위태(危殆)한 올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오늘은 쉬어가자. 이 계절에 한번쯤 듣고 싶은 노래를 소개한다. 슬픈 정조의 음악이 많지만 듣다 보면 우울한 감정이 순화되어 슬픔이 조금은 가시려나?
?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오겠지(아그네스 발차)
그리스 출생의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Agnes Baltsa)가 부른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거야(Aspri mera keya mas)>는 서정적이며 애틋한 노래. 그리스가 오스만 터키와 독일의 지배를 받을 때 알음알음으로 불렸다. 민족적 울분과 희망을 담고 있다. 발차가 부른 다른 노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도 들어보시길.
#옛 버릇은 끊기 어려워(믹 재거)
그룹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리더 믹 재거(Mick Jagger)가 부른 <옛 버릇은 끊기 어려워(Old habits die hard)>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회한을 노래다. 가사에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떨쳐버리기가 '11월의 비보다 어렵다(harder than November rain)'는 표현이 나온다.
#마른 잎(임아영)
나직한 음성의 장현이 부른 노래가 가장 많이 알려졌고 김추자 노래도 좋지만 오리지널 가수인 임아영의 위태롭고 불안한 하이톤의 음색을 듣고 싶다. 임아영은 초기 신중현 사단에서 큰 기대를 모은 에이스였지만 소식이 끊겼다. 지금쯤 마른 잎 휘날리는 어느 포도(鋪道)를 외로이 걷고 있으려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최백호)
눈물은 눈물로 씻고 싶고, 울기 시작하면 목 놓아 울고 싶은 것이 삶의 이치가 아닐는지? 절망의 늪에 한 발을 들여놓고 있을 때보단 절망 속에 침잠할 때가 안온하기도 하다. 눈물도 얼어붙는 겨울의 명징(明澄)함이 차라리 견디기 쉬우리라. 그래서 최백호는 ‘가을엔 떠나지 말라’고 노래하나 보다.
#겨울 아이(이종용)
겨울철에 생일을 맞는 연인을 축하하기 위해서 부르는 노래처럼 들린다. 그렇게 듣고 듣거나 불러도 상관이야 없겠지만, 본디 이 노래에 나오는 ‘겨울 아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이제 갓 태어나 이 세상 사람들 모두의 죄를 뒤집어쓰기 전의 ‘아기 예수’이니 그 얼마나 순결할까보아라.
그밖에 거론 된 노래: 고엽, 돈데 보이, 날이 갈수록, 낭만에 대하여,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세월 그것은 바람, 오버 앤 오버, 넬라 판타지아, 엠 아이 댓 이지 투 포갯,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2. 합평
<깜찍한 페디큐어> 최준석
귀여운 손녀가 칠해준 페디큐어를 계기로 과거 해외 주재 근무했던 경험과 3국(한국, 미국, 독일)의 교육 시스템 비교로 진전시킨 생각의 전개가 주목할 만.
<구도법3> 김순자
구도법에 대한 세 번째 화론이다. 부제를 붙인 것은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림 설명이 글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예술은 하나.
3. 동정
-정진희 고문의 깜짝 방문과 합평 참석으로 아연 활기를 띈 종로반.~
-강정자님이 건강을 회복해 다음 주면 참석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