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11. 26, 목)
-릴케와 친구들(종로반)
1. 강의
합평 작품으로 제출한 <시 석 줄을 찾아서(최준석)>에 나오는 릴케와 릴케의 시, 또 릴케와 동 시대를 산 문인들 소개. 이어 수필가에게 필요한 덕목에 대한 강의.
가. 릴케와 친구들
-독일 시인 계보(시대 순, 현격하게 차이를 두고)
괴테(1749~1832), 하이네(1797~1856), 릴케(1875~1926)
-20C 독문학 3인방(연령 순, 앞서거니 뒤서거니)
토마스 만(1875~1955): 인간에 내재한 시민성과 예술성의 길항대립
헤르만 헤세(1877~1962): 나 자신으로 향하는 길 위에 서 있는 인간
프란츠 카프카(1883~1924): 부조리한 곳에 던져진 자의 불안과 고독
-릴케(Rainer Maria Rilke)
독일의 시인. 프라하에서 출생, 삶과 죽음을 하나의 전체로 붙잡아 그 모순을
뛰어넘는 인간 실존의 궁극적인 모습을 암시. 시집: <형상시집> <두이노의 비 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등과 소설: 말테의 수기
*릴케의 <가을날(Herbsttag)>과 <엄숙한 시간(Ernste Stunde)>을 읽어보자.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 그렇게 남아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가을날>)
‘지금 이 세상 어딘가에 걷고 있는 사람은 정처도 없이 걷는 사람은 내게로 오고 있다.’(엄숙한 시간>)
*릴케와 만, 헤세, 카프카가 같은 시대를 살았다. 존재의 긍정을 희구한 기도의 시인 릴케와 고전소설의 맥을 잇는 20세기 독일문학의 가장 높은 봉우리 토마스 만은 태어난 해도 같다. 우째 이런 일이? 우리나라 문청(文靑)들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문학을 찬란히 꽃피운 이들이 같은 시기에 활동했다는 것이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나. 제너럴리스트와 토탈 리콜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
우연히 발 들여놓은 한 분야에 꽂혀 지나치게 깊숙이 파고드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학자의 일이다. 철학자나 난해한 작가에 한번 빠져들면 뒷감당이 안 된다. 니체에 빠져들면 10여년 후 ‘입원’ 안 하면 다행이다. 철학자 후설을 전공한 교수와 현상학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수필가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조금씩 골고루 아는 것이 좋다. 단 그 ‘앎’이 떠돌아다니는 ‘소문’이 아니라 확실한 ‘자기의 것’이어야 한다.
-토탈 리콜(Total Recall)
미스터 유니버스 아놀드 슈왈제네거(콜린 파렐)와 줌마 아이돌 샤론 스톤(케이트 베킨세일)이 나오는 영화 <토탈 리콜> 이야기가 아니다. 글쓰기의 자양분이 되는 독서의 중요성이야 더 일러 무엇하랴? 하지만 지금 머리를 싸매고 그 무거운 ‘고전 삼매경’에 빠져드는 것은 내구성과 가성비가 떨어진다. 무엇보다 한번 읽거나 경험한 일은 일단 잊어야 한다. 그로부터 몇 개월, 몇 년(때로 수 십 년 소요)이 지나 지금 나의 상황이나 처지와 연관돼 불현듯 소환(recall)해 ‘아, 그렇구나!’ 깨달음을 얻을 때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이랍니다. 알겠죠?
2. 합평
<시 석 줄을 좇아서> ?최준석
윤동주 시에 나오는 릴케를 찾아 읽으며 접하게 된 내용을 썼다. 사고의 전개가 새롭고 신선하다. 퇴고 시 혼란의 소지가 있는 글을 쳐내면 선이 살아나겠다.
<다시 단풍철이> ?안해영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쓰려고 시도한 글. 화소 배열이 안정됐다. 서두를 대폭 줄이고 절정과 다음 이야기를 내용으로 넣는 것이 바람직. 결은 화해로 가기로 함.
3. 동정
-김창식 교수님 ‘2020 선수필문학상’ 수상. 수상작은 <점(點)의 흔적>. ‘점’은 부피가 없으니 찍히면 바로 사라지기 마련인데 무슨 ‘흔적’씩이나? 어쨌건 코로나 시국을 감안, 약소하지만 고급스런 뒤풀이로 축하연 갈음. (여기 점이 유난히 도드라지게 보임에 주목. 이 작은 점으로 글을 쓰고 상을 받다니~ ~점점점)
-강정자 선생님 와병 소식. 대상포진 그거 무지 아프다던데 조금만 앓고 얼른 나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도 우리 종로반엔 근접불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