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7. 16, 목)
-기생충과 백경(白鯨)-종로반
1.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메이저 3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에서 말한 내용이다. 이 말은 사실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과연 그러한가? 결론은 그러하다! 이 말은 예술의 전 분야(수필 포함)에 통용된다.
-다만 조건이 있다. 그 개인적인 창의성이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 이점에서 영화 <기생충>은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신분과 빈부 격차, 계층 간 이동의 문제를 맛깔스런 영화적 기법으로 녹여내 성공을 거두었다.
*봉준호 감독의 친구는 쿠엔틴 타란티노, 멘토는 마틴 스콜세지다. 두 감독, 우선 스콜세지(키:163cm) 감독의 영화를 꼭 챙겨 보도록. <비열한 거리> <성난 황소> <택시 드라이버>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아이리시맨> 등등. 여기서 잠깐,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persona)는 누구? 로버트 드 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2. 합평
기생충을 보고나서(김순자)
스토리 위주의 후기가 아닌 리뷰로 일반 대중과 평론가의 중간 시점으로 썼다. 주제 파악이 제대로 되어 있고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전개해 수필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미장센(화면 구성) 기법도 제대로 이해했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제목으로 바꿔 썼으면.
에이허브 심포니, 일명 모비딕(최준석)
“이슈멜이라 불러주오”로 시작되는 허만 멜빌의 장편 소설 <<백경(Moby Dick)>>의 132장 심포니에서 착안해서 써나간 글. ‘향수와 뱃멀미가 상존하는’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잘 녹여냈다. 각 문단 간 화자 구분이 필요함. 이슈멜, 에이허브, 작가 자신...
2. 여기서 정말 잠깐
-기생충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
영화 <기생충>은 선과 악의 주체가 모호해 호, 불호가 갈리는 영화다. 보는 사람에 따라 불편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영화의 주제인 ‘기울어진 운동장’을 좀 더 깊이 파고 들 수도 있고, 수석, 계단(비탈), 소독연기와 빗물, 반지하(1.5층?) 속 비밀 지하방 등 갖가지 상징물의 함의에 대해서도 사유를 진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백경(Moby Dick)은 또 어떻고?
화자인 이슈멜(이스마엘)과 외다리 선장 에이허브(아합)는 구약성서에서 따온 인물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집 ‘스타벅스’는 소설<백경(Moby Dick)에 나오는 일등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이고, 초록머리 여인 로고는 그리스 신화의 바다 요정인 ‘세이렌(어릴 적 12시 사이렌 소리 들으셨나요?)’을 빌린 것임. 누가(일설에는 교수님) 재어 본 모비딕의 길이는 대충 50m라고 함. 믿거니 말거나.
*이스마엘: 아브라함이 하녀 하가에게서 얻은 아이. 이삭의 이복 형. ‘신이 말을 들어준다’는 명칭과 달리 유목민으로 시막을 떠돈다. 한편 아합은 심술궂은 유대의 왕.
*세이렌: 처연한 노래로 뱃사람을 홀려 죽이는 바다의 요정. 호머의 <<오디세이아(율리즈)>>에도 우정 출연해 요사한 자태를 뽐낸다. 오래 된 영화 <율리시즈>에는 왕년의 명배우 커크 더글라스와 실바나 망가노(신발벗거나 말거나)가 찰떡 케미를 보여준다나 만다나.
3. 종로반 동정
코로나가 띄워놓은 반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다가오는 수업. 김순자 화백이 10시간 고투 끝에 썼다는 기생충 리뷰가 감탄을 자아낸다.
역시 수업을 하면서 느는 것은 비단 글쓰기 실력만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고무되고 있다. 다음 글에 대한 포부로 가득 차서 가볍게 돌아서는 발걸음(을 보는 마음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