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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간 (천호반)    
글쓴이 : 김인숙    19-10-10 18:06    조회 : 3,603

♣천호반 풍경

 

*단풍이 늦잠꾸러기 인가요? ‘한로’가 지나도 나뭇잎은 청록 옷을 벗으려 하질 않아요. ‘날씨’가 호통을 치더군요. 급강하의 명령이 떨어지자 오늘부터 감나무 잎이 노란 옷을 꺼내고 있어요.

천호반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소현 님. <아프니까 청춘, 노인은 더 아프다>에서 최우수 합평을 받은 정완 님. 아들 결혼식을 마치고 온 보애님. 축하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답니다.

소현 님께는 제가 살짝 물었죠. “작품에 올라온 낱말이나 어휘의 수준이 범상치 않아요. 작품의 구성은 물론.”

“자리값에 맞는 적절한 단어 하나에도 1달 이상 고민을 했어요.” 또 보부상과 어머니에 대한 섬광 같은 영감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작품에 쏟아 부었을까? 시상식이 곧 이어집니다. 축하 준비로 천호반은 찬란한 가을을 보내고 있답니다.

 

♣창작 합평

 

*강회정 님 <위험한 운동>

*강창진 님 <낮과 밤>

*김상환 님 <낮에 뜬 달>

*박소현 님 <내성행상불망비>

 

*수필은 화자가 글쓴이다. ‘나는’이라는 말을 가급적 피하면 좋겠습니다.

*호랑이는 고양이를 미워합니다. 심사할 때, 심사하는 이와 비슷한 글은 제외 시킵니다. 개성 있고 낯선 글을 좋아한답니다.

*제 나이를 쓸 때는 ‘살’로 표현하고, ‘세’는 존칭어로 쓰입니다.

예) 내 나이 27세(X) → 내 나이 27살, 또는 스물일곱 살.

*표현이 좋은 글귀

‘상현달이 태양의 강한 빛에 주눅이 들어 있다.

*어머니 발자국 화석 되어 굳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 발자국이 화석 되어 굳어 있을 지도 모른다.(토씨 ‘이’의 중복을 피하는 게 좋겠죠?)

* 인고의 세월들 → (인고의 세월들. 는 영어의 the의 의미가 숨어 있어요.)

*제목 ‘위험한 운동’보다는 ‘또 다른 풍경’으로 바꾸는 게 어떨지요?

*7월 15일을 수필의 날로 정했답니다.

♣이 순간

 

*피천득 선생의 ‘이 순간’이 가슴에 와 닿아 소개합니다. 카르페디엠의 ‘이 순간을 즐겨라.’는 ‘오늘을 즐겁게 놀아라’는 뜻이 아니고, ‘오늘을 붙잡아라’라는 뜻입니다. 스트레스가 왜 생깁니까? ‘여기’ 있으면서 ‘저기’를 바라기 때문에, 말하자면 현재에 있으면서 미래를 그리기 때문에 생깁니다. 요컨대 내면의 분열 상태에서 생깁니다.

다음 시를 읽으시면 스트레스는 싸악 물러 날 것입니다. 저는 외우렵니다.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깔깔 수다방

 

*한 턱 쏜다는 분이 줄을 섰습니다. 여행을 다녀오신 성낙수 님, 박소현 님, 김정완 님, 김보애 님. 오늘은 보애 님이 지갑을 열었답니다. 12층 한정식 집으로 올라갔죠. 불고기 구이가 지글지글 익고 있었고, 된장에 잡채, 야채 무침, 물김치에 연근 조림. 갖가지 반찬이 허기에 꿀맛이었어요. 결혼이야기로 꽃을 피우니 입맛은 날개를 달았어요. 보애 님. 예쁘게 한복 입은 모습 “나 예쁘죠?” 정말 예뻤어요. 다시 밀탑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죠. 반장님이 터어키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주 고급스런 과자를 사오셨답니다. 우리나라 한과랑 닮았는데 빛깔은 물론 쫄깃쫄깃한 맛이 한과를 뺨쳤답니다. 찻값은 영원한 젊은 언니 김정완 님이 쏘셨답니다. 왁자지껄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답니다. 정완 님은 발을 다치셨는데도 지팡이를 짚고 작품 한 편을 안고 오셨어요. 영원한 청춘이십니다. 10월 25일은 축하 부대가 울진으로 향합니다. 제가 왜이리 좋을까요? “박소현 님! 대상 축하합니다.” 짝짝짝. 22일은 한국산문 정기 심포지엄 참석해야죠. 단풍과 함께 제 가슴은 둥둥 떠 있답니다.

“ 아참! 수필을 써야죠.”


김인숙   19-10-10 18:14
    
10월이 오면서 전 설레기 시작합니다.
축하 박수를 준비 해야 하고
또 심포지엄.

다시 잊지못할 고향 친구 모임이 기다리고
있어요.

수필은 언제 쓰지?
 둥둥 10월이 갑니다.

 일단 피천득 시 부터
 외워야죠. 
 
 남편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기다리고 있어요.
 ' 이 순간' 시를 들고
 가렵니다.
 그리곤 외워야조.
 오늘을 붙잡아야 하기에
김명희 목요반   19-10-10 18:56
    
속닥한 이야기방^^
즐거움이 가득한 날입니다
저녁바람이 다행히도 아직은 선선하니 좋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곡식도 익어가고
글도 익어가야할텐데
하는 고민이 늘 있지만요^^
     
김인숙   19-10-10 19:33
    
명희님이 옆에 있으면
고향 안방 아랫목 같은 기분.

편안해요.
늘 옆에서 속삭일 때
따끈한 숭늉 먹는 맛.
언제나 좋아요.
배수남   19-10-10 23:28
    
김인숙 선생님 후기는
감칠맛이 납니다.

반장이 쓰는
요약 정리가 아닌

그림이 있는

색깔이 묻어나는

후기라서

좋습니다. 

발이 아파도 교실에 오신
김정완샘.

바쁜 걸음하신
김보애샘

큰 상을 받게 된
박소현샘,

여름 지나고 달려오신
성낙수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목요일이 있어

행복합니다.
     
김인숙   19-10-11 05:01
    
늘 넓은 가슴과
긴 팔로 우릴 품고
달리는 반장님.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해요.
언제나 감사해요.
이마리나   19-10-11 02:02
    
집안사정으로 지각임을 알면서도
 염치없이 교실문을 열었습니다.
반가운님들의 얼굴을 만나는 순간
역시 잘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가을 만큼 풍성하고 행복한 소식들이
천호반을 환하게 밝이네요.
모두가 내 일인양 기뻐하는 모습들이 보기좋습니다.
아픈다리로 글까지 가지고 오신 김정완선생님
언제나 저희들에겐 귀감이 됩니다.
며느리 보신 턱 쏘느라 바쁜 보애샘
쭉 많이 사랑해 주세요. 우리 수현이 ㅎ ㅎ
가을 풍경화 같은 후기 쓰신 인숙쌤
복습 잘하고 갑니다.
     
김인숙   19-10-11 05:04
    
넉넉한 유머와 재치
손녀 사랑으로
우리반 화제의 꽃을 피우시는 마리나님.
노년의 행복을 안고 달리십니다.
참 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