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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빛 날개륵 타고    
글쓴이 : 윤정미    21-04-19 21:20    조회 : 5,041

금빛 날개를 타고                                                                                                                        

   한해가 저물건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를 하여 문화센터에서 수필반 일시 중단 메시지가 왔다. 정부가 2.5단계로 강화하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 한다는 공문이 왔다고 했다. 평소에 문우들 간에 따뜻한 정감이 오고갔던 터라 만날 수는 없지만 의미있는 글이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로 카톡방은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일본 작가 쿠리 료헤이의 <우동 한그릇>이 섣달 그믐날을 훈훈하게 데우고 새해 첫날에는 마음의 기쁨으로 결실을 안으라는 내용을 담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나는 시작을 선택 한다가 카톡방에 올라 왔다.

    새해 결심 리스트에 성경 읽기를 적어 넣었다. 다행히 작심삼일은 넘어 10일이 지나가고 있다. 출애굽기 쳅터세가 이집트 에굽에서 노예 생활하던 이스라엘인과 탈출하여 아브라함 조상이 있는 가나안땅으로 가는 여정이다. 이집트왕 바로의 심한 핍박을 견뎌낸 이스라엘인들이 홍해에 도착했을 때 이집트 군사들이 뒤에서 바짝 추격을 했다.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바닷물을 갈라지게 했다. 물은 좌우에 벽이 되어 갈라져 이스라엘인들은 그 사이를 통과했다. 모세는 다시 손을 내밀자 바닷물이 안으로 모여 들면서 이집트 군대를 덮쳤다. 육지에 올라온 히브리인들은 감격의 노래를 불렀다. 모세는 지팡이를 들고 흰수염을 휘날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언덕위에 서 있었다. 갈라졌던 기둥이 흐물해져서 밀려들어 회오리를 일으켜며 뒤따라오던 마차와 병사들을 휩쓸었다 중학교때 단체로 문화극장에서 본 어렴풋한 홍해 기적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심취해 있을 때였다. ‘딸각카톡방의 팝업창이 들쎡 거렸다

      감동입니다. 인간의 창조력은 가히 놀랍지 않습니까? 팬데믹 상황에 통신 혁명으로 연주를 할수 있다는 거. 각ㅈ자의 집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합창 단원들이 멀리 캐나다에 있는 지휘자의 영상 지휘에 맞추어 연주 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애간장 녹이는 히브리인 노래를 뉴욕 메트 오페라팀 연주로 들어 보시지요.” 정말 재치 있는 분이다. 치과 의자에 누워서 금이빨하려 입을 벌리고 드르륵 소리 들으며 글감을 떠올렸다. ‘이 금은 어디서 왔을까?’ IMF 금 모으기?, 전당포에 있던 백일반지? 버스에서 주운 단추를 자신의 오버코트에 달면 되겠다며 아귀맞춤으로 표현하던 그 문우는 앞뒤가 딱 맞는 찰나에 카톡방에 동영상을 올렸다. 역사적인 배경이 달랐지만 어쨌든 히브리인이 부른 노래다.

     기원전 6C 중동에 있던 메소포타미아 강대국 바빌로니아에게 유대왕국 수도 예루살렘은 함락되고 유대인들은 바빌론으로 끌려가 55년간 비참한 노예생활을 했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히브리인들은 바빌론 유프라테스 강 기슭에 앉아 고향인 시온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1842년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에 실린 이곡을 연주할 당시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함스부르그 왕조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히브리인들의 처지와 자신들과 비슷하다고 여겨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염원으로 이곡을 애국가처럼 불렀다 한다.

    이스라엘에 있는 갈릴리 바다 근처가 고향이라 했던 한 유대인과 대화 한 적이 있다. 자기 민족은 오랫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 다니며 함께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어서 세계각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각 지역에 유대인 마을을 형성하고 자신의 종교. 언어, 생활 습관을 유지하며 고유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비디오 링크를 클릭 하니 화면 중앙에 작은 사각형이 보였다. 지휘자의 얼굴은 진지 했고 지휘봉 끝에 연주자도 시청자도 함께 주목을 했다. 연주자들이 하나, 둘 칸을 채우고 합창단원 모습이 작은 픽셀처럼 화면을 메꾸어 가자 환상적인 모자이크 작품이 되었다. 문명의 혁명 기기로 이루어낸 집에서 갈라콘서트는 펜데믹 앞에 무력해져만 가던 마음들이 서로 맞잡고 일어설 수 있다는 강한 인간애가 깃들어있다. 인종도 다르고 지역도 달랐지만 한마음으로 뭉쳐진 멜로디는 유대감을 새롭게 되살리고 서로를 이어주는 감격의 노래였다.

 희망은 금빛 날개를 타고 고통과 슬픔을 물리치며 용기를 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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