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코로나 검사를    
글쓴이 : 이하재    21-01-17 13:36    조회 : 4,957
* 택시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세상 이야기 *


코로나 검사를

 잡힐 듯하던 미세적군 코로나는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전 국민을, 아니 공무원과 안정된 직장인들과 고소득층을 제외한 서민들을 3차 대유행이라는 끔찍한 상황으로 몰아넣으며 전선을 확대하였다. 매우 심각한 수준임에도 미국을 비롯한 유럽국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모범방역 국가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대한민국 국민으로 긍지를 갖는다.

 의료진들의 초인적이고 헌신적인 봉사와 국민의 순종적인 마스크 착용으로 감염확산을 저지하고 있었으나 일부 종교단체와 요양병원과 동부구치소의 집단감염으로 방역 전선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2~3십 명이던 일일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나 1,000명을 훌쩍 넘기었었고 방역단계도 상향조정을 거듭하였다. 엄격해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서민들의 경제를 옥죄어 더 큰 고통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병에 걸려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과 원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긴급 ‘버팀목 자금’을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급하였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여 수입이 일정 수준으로 감소한 사업자를 선별해서 지급한 것이다. 개인택시도 수급대상이 되어 백만 원을 받았다. 택시요금은 거의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수입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카드수수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게 고마운 경우다.

  방역을 위해서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2m 간격을 유지하는 것도 방역지침이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택시 안은 좁은 장소이다. 겨울에는 창문을 닫아 밀폐된 공간일 수밖에 없다. 확진자가 탑승하여 몇 마디 대화라도 나누면 전염이 되기에 알맞은 환경이다. 감기 환자로부터 전염되었던 경험이 많지만 전염이 두렵다고 영업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염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어느 택시회사의 기사가 코로나 확진 판결을 받았다. 확진자의 소속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택시종사자에게 불똥이 튀었다. 반드시 선별검사를 받고 현금을 받을 때는 손님의 연락처를 기록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만약의 경우 추적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이유다. 코로나에 한발 다가가는 기분이 들어 피하고 싶었다. 선별검사소를 지날 때마다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었다. 추운 날씨를 핑계로 미루어오던 코로나검사를 받았다.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앞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 들렸다. 마침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없었다. 우주인을 닮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았다. 손 소독을 하고 비닐장갑을 끼고 전화번호를 기록했다. 몸의 상태를 표시하고 콧물이 나온다고 적었다. 전화번호만 적힌 진단표를 들고 다른 천막으로 갔다. 마스크를 내리고 코와 입안에서 체액을 채취하였다. 비닐장갑을 벗어 통에 담고 나왔다. 검사 끝이다. 불과 몇 분만에 모든 검사절차를 끝냈다.

 하루가 지나고 송파보건소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귀하의 [1/15] 검사한 코로나 19 결과는 음성입니다} 설마설마하면서도 걱정이 되었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도 번잡한 시장에도 간 적이 없었지만, 역에서, 병원에서, 백화점에서 손님을 모셨다. 증상이 없는 확진자도 있다는데 전염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었던 순간도 있었으리라. 다행이다. 앞으로도 코로나와의 인연은 갖고 싶지 않다.

 인류의 역사상 전염병의 창궐은 몇 번이나 있었을까. 중세 유럽의 페스트 등 많이 있었을 것이다. 옛날의 전염병은 국소적이고 제한적이었지만 전 세계가 지구촌이 되어 이웃으로 살아가는 현대는 다르다. 신종전염병이 발병하면 비행기를 타고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막기 힘들다. 그렇다 해도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던 백인들의 국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꼴은 북한과 비교해도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 전대미문의 시대를 살고 있다. 1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서 신음하고 있다. 환자가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 감염이 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도 변종으로 대응하며 인류와의 확전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시설을 매개로 확산하는 경향도 있고 보면 전지전능한 신도 인간을 외면하시는가 보다. 그래도 기도한다. 부디 코로나를 잠 재우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지 않은 생을 고통 없이 살다 가도록 지혜를 주소서!